용인(龍仁)과 천지인(天地人)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누구나 자고 일어나면 하늘을 바라보고, 땅을 굽어본 뒤에, 사람과 관련한 자신의 일과를 구상하게 된다. 천자문(千字文)도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도 모두 하늘, 땅, 사람의 순서로 기술되어 있다. 그야말로 우리의 삶은 천지인(天地人)과의 관계 속에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용인(龍仁)과 천지인(天地人)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놀랍게도 용인(龍仁)이라 할 때, ‘용 龍’ 자에는 천지인 어디에서든지 두루두루 자유로움이, ‘어질 仁’ 자에는 천지인의 어울림과 사랑의 뜻이 담겨있다.
예부터 신령한 네 가지 동물 곧, 사령(四靈)으로 기린, 봉황, 거북, 용을 들고 있다. 이 중에 용은 익룡처럼 하늘을 날 수도 있고, 비늘과 지느러미가 있어 물속에서 헤엄칠 수도 있으며, 발이 있어 지상에서 공룡처럼 걸어 다닐 수도 있다.
우선 갑골문 ‘龍’ 자의 모양을 살펴보면, 머리에는 커다란 볏(辛)과 날카로운 이빨(月, 여기서는 肉)이 보이고, 거기에 ‘ㄹ’자 모양의 구불구불한 몸통을 그려 넣고 있다. 전서에 오면 한 덩어리였던 龍 자가 좌우로 갈라지게 된다. 왼쪽은 머리 부분이고 오른쪽은 몸통 부분이다. 나중에 첫머리의 辛 자는 立으로 바뀌는데 이는 童(동)의 생략형으로 ‘용’이라는 발음을 돕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은 용이 나는 모습으로, 긴 몸통에 꼬리까지 보이며 목에는 一 자 갈기, 등에는 三 자 지느러미까지 그려 넣었다.
<주역>에 이르기를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 (雲從龍 風從虎)’라고 했다. 이로 보면 용은 비를 다스린다. <설문해자>에 이르기를 용은 ‘춘분이면 하늘에 오르고, 추분이면 연못에 잠긴다. (春分而登天 秋分而潛淵)’라고 했다. 이로 보면 용은 계절적으로 농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무지개를 뜻하는 ‘홍(虹)’ 자의 갑골문을 보면 두 마리의 용이 입을 아래로 드리우고 물을 빨아올려 물로 아치형의 문을 만드는 모습이다.
‘사랑’과 ‘사람’은 어원이 같다. 따라서 사랑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 ‘어질 仁’과 ‘사람 人’도 어원이 같다. 마찬가지로 ‘仁’을 모르면 ‘人’이 아니다. 仁의 ‘두 二’ 자는 사람 둘이 아니라 하늘과 땅의 만남이다. 여기에 사람을 더했으니 사랑도 여간 큰 사랑이 아니다. 천지인이 만나는 이러한 사랑을 일러 ‘어질다, 인자(仁慈)하다’고 한다.
지형적으로 경기도의 단전에 해당하는 용인, 해가 갈수록 매력이 넘치는 첨단도시 용인, 천지인을 품은 사랑의 도시 용인에 살고 싶다.
1954년 출생
경북대 사범대학 졸업, 경희대 석사 및 문학박사
현재 풍덩예술학교, 인사동예술교육원, 신일서예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등에서 캘리그라피, 한시, 문자학 교육. 서예 및 유튜브, 블로그, 홈페이지 활동
신문, 잡지에 칼럼 게재 . 개인전 7회, 온라인전 20여 회 개최, 5백여 회의 그룹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독립기념관, 국회의장 정의화기념관, 이육사박물관, 추사박물관, 세계 여러 나라와 30여 대기업에 작품 소장. 국내외 많은 현판과 비문, 로고, 제자 등을 씀.
저술; 『말 글 뜻』 『문자로 보는 세상』 『이룸 예감』 『고등학교 서예 교과서』 ‘도정문자연구소’ 주재. ‘생의 한마디’ 남기기 운동 중.
하늘을 날고 물속을 자유롭게 다니는 용처럼 역동적이고 자유로움이 있으며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고 어울릴 수 있는 고장이 바로 용인이기 때문이다.
용인이라는 지명에 담긴 오묘한 의미를 풀어낸 필자의 해박한 문자 지식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 풀이를 통해 용인시가 오늘 날 몰라보게 발전하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고장이 된 게 우연이 아니라는 게 신기하다. 지명속에 이미 그런 모습이 다 들어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용인시의 모습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