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리더십

2025-07-05     용인일보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리더십에 관한 대한 많은 책들이 나와 있어 누구나 한 권쯤 그와 관련한 책을 읽어보았거나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리더십이란 남이 따라오는 것이며 자신이 앞장서는 가운데 얻어지는 어떤 권위를 말한다. 강압적이거나 조건없는 도덕적 수용이 아니라 전략적 유용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신의 소유물이나 전유물이 아니고 또한 상대방의 수용 없이는 의미가 없다.

리더의 조건에 많은 것들이 거론된다.

신중, 절제, 솔선, 희생, 열정, 책임감, 용기, 끈기, 창조, 포용, 도덕성, 전문성, 목표, 비전과 사명감, 청렴, 배려, 관용, 경청, 결단력 등이 그렇다. 물론 리더가 이끌어야 할 조직의 규모나 환경,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조건의 경중이 달라진다. 전쟁 때라면 판단력과 용맹이 앞서는 리더의 자질이 될 것이다.

청렴은 리더의 본성이나 행동에 녹아있는 개인적 규율이며 존경과 신뢰는 그 행위에 대한 반응이다. 겸손은 리더의 태도이다. 도덕적이며 강력하고 창조적인 리더십을 원한다.

리더십은 인간의 위대함에 대한 다른 표현이다. 그 리더십은 높은 지위나 명성, 재산, 권력과는 무관한 것임을 역사는 말해준다. 자기희생은 리더가 감수해야 할 대가이다.

“명성은 물거품이고 인기는 우연이며, 부에는 날개가 있으니 사라지지 않는 유일한 것은 바로 그의 품성이다. 효과적인 리더는 일생을 다 바쳐 진실하고 청렴하고 고귀한 품성을 배양하는데 힘쓴다. 그리고 그 밖에 주어지는 것은 모두 자신의 품성에 대한 보너스이다.” 라고 말한 「사계절 리더십」의 저자 데이비드 네이더트(David Neidert)는 말한다.

그는 리더의 가장 소중한 특성으로 청렴을 들었다. 청렴은 리더들의 본성이나 행동에 녹아있는 개인적 규율, 온전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 말과 신념에 일치하지 않거나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에도 남들이 보고 있는 것처럼 주의 깊게 행동하려는 선택이다. 목민심서에도 가르치는 것처럼 공무원들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덕목이 바로 리더의 덕목과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겉만의 청렴이 아니라 신독(愼獨), 무자기(無自欺)로 무장된 청렴이어야 할 것이다.

모든 리더의 조건들, 그 모든 것들은 당신의 필요에 의해 선택하되 타협하지 말고 원칙대로 살아가라는 말이 아닐까?

그 원칙은 덕이며 지혜이며 지혜에는 고독과 사색 속에서 만들어지는 신중, 절제, 용기, 정의라는 다른 덕목이 모두 들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리더의 조건에 고독과 사색을 사랑하는 것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무릇 훌륭한 판단은 고독과 사색, 즉 인간과 삶을 관조하는데서 비롯된 것이 가장 선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부정적 리더십은 없는 것일까?

사심, 표리부동, 불화, 상호 공격, 부도덕, 무능, 제 식구 심기, 축재가 그것일 것이다. 더욱 소신과 양심을 이해(利害에 바꾸는 리더라면 정말 부끄러운 리더가 아닐 수 없으리라.

서경(書經)에는 높은 지위에서 사람을 통솔하는 자가 지켜야 할 몇 가지도 가르치고 있는데 특히 정치인들에게 필요하다 싶은 덕목이라 들어있다. 그 내용이 참으로 간명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첫째, 가장(稼장)이라 하여 지금으로 말한다면 근로자, 가난한 자의 사정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부잣집에 태어나 가난한 주민들의 노고를 알지 못하면서 서민을 위한 정치를 펼 수 없다는 말이다. 즉 일상의 노고에 지친 서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과 동화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 말하는 최고의 리더십인 덕(德), 즉 어진 정치를 말한다.

둘째, 자도(自度)를 통해 스스로의 몸을 올바로 지키고 아랫사람을 대함에 있어 자기의 직분을 상실한 일이 없는지를 항상 걱정하고 그 책임을 태만히 하거나 안일(安逸)을 탐내지 않는 것이다.

셋째, 자억외(自抑畏) 즉 스스로 자신을 잘 억제하여 하늘의 명을 두려워하고 제 멋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 관(觀) 즉 높은 대(臺)를 만들어 풍경을 구경하며 즐기거나, 일(逸) 즉 술을 마시며 음악을 듣고 즐거움에 빠지거나, 유(游) 즉 이것 저곳을 놀러 다니거나, 전(田) 즉 사냥에 탐닉하거나 해서는 안된다. 현대적으로 말한다면 민심을 돌보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모든 일을 도모하거나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며 높은 직위를 개인의 영달을 위해 활용해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이다.

다섯째 자신의 몸을 삼가 서로 편안히 은혜하며 서로 가르쳐 서로 속이거나 속임을 당하거나 미혹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위에 선 자가 올바르면 밑에 있는 자도 올바르다는 말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들 중 좋은 부하를 많이 들여 서로 권하여 정치에 힘을 쏟는다면 일반 시민들도 제 멋대로 하는 일, 말하자면 교묘한 말로 남을 속인다거나 세상을 미혹하는 틀릴 일들을 하지 않을 것이다.

여섯째, 누가 권력을 쥔 자를 원망하고 꾸짖는다 해도 결코 그를 나무라지 않는 것을 말한다. 황자경덕(皇自敬德)이라 하여 자신의 덕이 부족한 탓으로 나무라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는 감함노(敢含怒) 즉 아랫사람이 잘못했다고 노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스스로를 반성하고 그 덕을 삼가는데 마음을 썼다.

옛글에는 사람의 통솔이 단순하였던 그 당시보다 오히려 지금에 더 필요한 가르침이 많다. 하지만 옛글을 가까이에 두고 읽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 가르침 한 가지라도 마음에 담고 실천하는 것이다. 더욱 공직자라면 말이다.

 


최계철 

1990년 동양문학 신인상 등단

현 공무원문인협회인천지회장, 인천문협회원

현 용인일보 문화에디터

시집 도두를 꿈꾸는 하루 외 6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