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그리고추억 39 - 가수 장은아

2025-08-01     용인일보
필자와 장은아 선생님 

광주 퇴촌 천진암 입구에 있는 책 모양을 형상화한 조형미가 멋진 아름다운 하얀집.
무턱대고 찾아간 그 집은 가수의 삶과 화가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는 장은아 선생님의 집이다.

예술에 대한 문외한이라도, 집의 외관만으로도 '예술가의 집이구나' 하고 알 수 있을 만큼 멋진 외관이었다. 방송에 여러 차례 소개되어서인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선생님의 집과 울타리도 경계도 없이 붙어 있는 ‘북돋’이라는 카페에서 상견례 아닌 상견례를 하고, 차 한 잔 마시며 인사를 드렸다.
‘북돋’은 음악 공연도 하고, 그림 전시회나 강연도 하는 카페인데, 큼직한 진공관 앰프가 설치된 예술 공간이었다.

준비해 간 앨범에 그림 같은 사인도 받고, 기타에는 선생님의 히트곡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라는 노래 제목과 함께 사인을 받았다.

“사인이 멋있다”고 하자, “나 그림 그리는 것 알지요?” 하신다.
“네, 방송에서 보았습니다.”
“지금은 가수보다 화가로 살고 있어요.”라고 하시며 웃으신다.

시원시원한 성격과 편안한 말씀이 어느 이웃집 큰누님 같았다. 기념사진도 여러 장 촬영하고, 카페를 나와 바로 옆 자택 마당에 서서 멋진 집에 대해 담소도 나누었다.

지금까지 약 50~60명 정도의 가수분들을 만나,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해본 필자에게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해주신 분이었다.
한 시절 같이 웃고, 같이 노래하던 동료들에 대한 애틋한 정과 포크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가수 장은아 선생과 필자의 기념촬영 모습. 

용인 처인구 명지대 정문 앞 진주옥에서 열린 K-포크뮤직 예인회와 이상일 용인특례시 시장님과의 간담회 자리. 뜻밖에도 장은아 선생님께서 직접 참석하셨다.

이상일 시장님의 문화예술에 대한 사랑에, 참석하신 포크뮤직 예인회 회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언젠가 인연이 되어 다시 만나면, 장은아 선생님이 좋아하시던 아름답게 조각된 오베이션 기타에 사인을 받기 위해 늘 준비해 가지고 다녔는데, 그 인연이 딱 맞았다.

“바로 오늘이다.” 싶어 부탁을 드렸다. 멋지게 사인해 주시며, 용인에서의 만남을 추억하기 위해 “용인에서”라고 적어 주셨다.

선생님께서 TV에 출연하실 때 연주하시던 것과 똑같은 기타에 사인을 받게 되어 기분이 참 좋았다.

“이 기타 어떻게 구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기타인데.”
“네, 선생님 노래하는 유튜브에서 연주하시던 똑같은 기타를 구했습니다.”
“정성이다, 정성이야.” 하시며 기념촬영을 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1층 카페에서, 카페 문을 닫을 시간까지 늦도록 하남석 선생님, 여행스케치 리더 조병석, ‘갯바위’를 부른 양하영 선생님, ‘삼포 가는 길’의 강은철 선생님 등과 너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진하게 담긴 시간었고 선생님은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직접 차를 몰고 퇴촌으로 돌아가셨다. 

"선생님, 영광이었습니다. 언젠가 선생님을 공식적으로 초청해 히트곡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와 “고귀한 선물”을 직접 듣고 싶습니다."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 

외로울 때면 생각하세요
아름다운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
잊을 수 없는 옛날을 찾아
나 이렇게 불빛 속을 헤맨답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몰래 발길이 멈추는 것은
지울 수가 없었던 우리들의 모습을
가슴에 남겨 둔 까닭이겠죠

아아아 아아아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

 


 조대안

단국대학교 경영학 석사
 필리핀국제문화대학 명예 철학박사
 칼빈대학교 명예인문학박사
 한국고승유묵연구소장
 중광미술연구소장
 용인한국근대문학관 건립위원장
 음반수집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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