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인 예술계 박다르크, 문화네트워크 박은선과의 속풀이 대화
시대에 따라 인간의 삶은 변화한다. 그 중심에는 기술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천년의 변화가 백 년 만에, 백 년의 변화가 단 십 년 만에... 이제는 그 발전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인간 삶의 변화는 지구에서뿐만 아니라 꿈에 그리던 우주로 향하는 여행을 2021년 들어 세 사람에 의해 실현됐다.
7월 11일 영국의 백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첫 민간 우주 관광 비행 성공에 이어 7월 20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성공했다.
또한 9월 16일 스페이스 X의 대표 일론 머스크가 사흘간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릴 적 꿈을 실현했다는 것과 예술 애호가라는 것이다. 결국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는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만난 ‘문화네트워크 혜윰’의 박은선 대표에게 속 깊은 문화예술에 대한 메시지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Q : 용인살이 15년은 어땠나.
A :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낯설었다’
처음 용인에서 예술 활동을 하면서 인싸(MZ세대가 사용하는 이너서클의 다른말)가 아닌 듣보잡 이었다. 서울에서 꾸준한 활동을 하다 용인에 내려와 문광부에서 공모하는 예술 활동에 지원해 국가 예산으로 여러 문화예술 활동을 진행했다. 관변 단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문화행정과 다른 길을 걷다 보니 눈총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꾸준히 국가지원 사업을 통해 용인에서 의미 있는 행사를 펼치다 보니 이젠 살짝 인싸로 인정해 주시는 것 같다. (^^);;;
Q : 공연 기획 전문가로서 용인의 문화 수준을 말한다면.
A : ‘안타깝다’ 용인에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인이 많다. 하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미미해서 용인 예술인이 떠나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나는 중앙무대에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렵게 버티며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대부분 예술가는 시 차원의 지원이 전무한 상태라 공연 또는 작품활동을 위해 낮엔 일하고, 밤에 작품활동을 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멍석을 깔아 준다면 용인을 빚낼 자원들인데 너무 안타깝다. 시 차원의 예술인 지원은 생각보다 문턱이 높다. 내년 110만 거대도시인 특례시로 출발점에 선 용인시는 더는 이들을 방치해선 안 된다. 지원의 문턱을 낮추고 격려를 해야 할 것이다.
또 주변 시와 비교해도 문화 낙후도시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시가 주도하는 문화예술 행사다. 이미 한국을 넘어 해외에도 소개될 만큼 성장했다. 이젠 7살 아이가 몸무게만 110kg으로 자라는 성장 위주의 용인이 아니라 문화예술이 공존하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이 찾을 수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민관이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맞춰 시와 함께 ‘법정문화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되는 큰 계획이다. 지난 8월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본 도시로 지정되면 국가에서 10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되고, 매칭 펀드로 100억 원을 받을 수 있다. 110만 용인시민이 하나 되어 법정문화도시에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 많은 문화행사를 치렀다는데.
A : ‘용인시보다 국고 비중의 문화 행사가 많다’ 대략 1년에 12회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대부분은 문광부와 경기도가 주관하는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공모에 참여해 정정당당하게 따온 행사다. 이러한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용인시 문화재단에서도 관심을 주어 다행히 ‘용인시 장애인 문화예술경연대회’를 비롯한 몇몇 문화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문화는 그 도시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용인시 문화행정이 중앙무대의 유명인을 데려와 치루는 행사에서 벗어나 우리 용인을 토대로 문화예술에 매진하는 용인 예술인을 키워내야 하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그들의 성장이 곧 용인의 성장으로 이어져 21세기 문화예술 중심도시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업은 해금으로 ‘애국가’를 연주하는 곡을 만들었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용인 독립운동의 노래’(작사 우상표 용인시민신문 대표)를 만들고 그 곡을 들을 때마다 전율을 느낀다.
Q : ‘용인문화대안학교’를 만드는 게 마지막 꿈이라고 들었다.
A : ‘반듯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장애인 비장애인을 망라한 용인을 대표하는 문화대안학교를 만들고 싶다. 학부 때 전통무용을 전공 후 상명대 대학원에서 공연예술경영학 석사를 마쳤고, 현재 박사과정을 하고 있다. 내가 직접 무대를 빚내는 춤꾼이 아니라도 내가 기획한 무대에서 많은 문화예술인을 조명받게 하는 충실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꿈꾸는 ‘용인 문화대안학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처럼 문화예술에 특화된 곳으로 만들고 싶다.
나는 꿈꾼다. 그곳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한국을 빚내는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본인보다 훌륭한 후배를 양성하는 문화예술의 전당이 될 것이라고...
그가 얘기하는 ‘미래는 문화가 답이다’라는 외침은 지금 용인에 가장 필요한 키워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