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그리고추억 9 -자승스님 입적에 부쳐

등신불의 화신이시여, 다시 한번 극락왕생 하소서!

2023-12-05     용인일보
자승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화재로  11월 29일 입적하셨다.

1954년 춘천 태생인 스님은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은사(恩師)는 조계종 제3대 총무원장을 역임하신 경산스님이였으나 일찍열반 하셔 제30대 총무원장을 지낸 정대 스님으로 건당하셨다.

경산스님의 본찰은 강원도 고성 건봉사이다. 정대스님으로 은사가 바뀌면서 자승스님의 본찰이 용주사로 변경됐다.

스님은 1980년대부터 총무원 주요 보직과 조계종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의원을 맡으면서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2006~2008)과 제33·34대 총무원장(2009~2017)을 지냈으며 퇴임 후에도 ‘상월결사(霜月結社)’ 회주와 조계종 입법기관인 불교광장 총재, 동국대  건학위원회 총재, 봉은사 회주 등을 맡아 조계종의 주요 의사 결정과정을 지휘해왔다.

열반송 

스님은 용인과도 인연이 깊다. 필자는 스님의 상좌인 탄탄스님과 인연으로 여러차례 친견했었다.

도선국사가 사찰터를 잡았다는 용인의 천년고찰 용덕사에서 친견하고 목탁에 화두 한구절을 받을기회가 있었는데 스님께서는 목탁에 멋지게 써서 보내겠노라고 하셨다.
훗날 탄탄스님이 자승스님의 또다를 글씨한점을 전해준사연이있다
또한 기흥구 신갈 대덕사에서 대덕사 내 불교문화예술원 건립 조감도를 앞에 놓고 차담을나누며 그윽한 미소로 부처의 가르침을 이심전심으로 전해주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용인소재 공찰이 조계종총본산 제2교구 용주사 말사들이다. 대덕사는 자승스님이 직접 창건한 사찰이고 현재 중앙원로회의 의장이시며 반야선원 자광대종사님이 사문의 사형이시다.
자승스님의 다비식이 예정된 현재 2교구본사 용주사본사 주지이신 성효스님과는 정대 은사 스님의 같은 상좌스님 이시다.
또한 중앙박물관 관장을역임한 탄탄스님 기흥 대덕사주지 탄원스님 용덕사주지 탄묵스님이 상좌이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백척의 장대 위에서 한발짝 더 나가는 것은 위로는 큰깨달음을 얻고 아래로는 중생을 깨우치도록 돕는 것이다.

돌아오지못할곳으로 자신의 몸을 던져 중생에게 깨우침을 전하고자 했던 간절하고 가슴 시린 절절함에 절구통 같은 먹먹함이 눈시울을 적신다.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 그러니까 과거의 지나간바가 없고, 현재에 머무는 그 어떤 것도 없으며 또한 미래는 결코 오지 않으니 지금 여기 이것이 전부라는 가르침을 주시고 홀연히 떠나신 우리 곁에 왔던 등신불의 환생이시여, 다시 한번 극락왕생 하소서!

 


 조대안

단국대 경영학 석사
필리핀국제문화대학명예철학박사
한국고승유묵연구소장
중광미술연구소장
용인한국근대문학관 건립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