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LP로 만나는 노래 《3》투코리언스(김도향, 손창철) - 벽오동

2025-01-22     용인일보
레코드판, 투코리언스 벽오동 LP 커버 ⓒ조대안

흰수염을 기르고 정체불명의 한복을 입고 구성지게 부르는 「바보처럼 살았군요」로 대중에 깊이 각인된 김도향은 1970년 손창철과 함께 서울 동대문 실내수영장 개관 기념 TBC TV 오락프로에 출연하면서 세상에 나올 때 그룹명도 없었다. 이때 이들이 부른 노래가 김도향의 자작곡 「벽오동」 이었는데, 토속적인 민요를 재즈스타일로 편곡해 불러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 "와뜨뜨뜨뜨뜨뜨뜨..."하는 추임새 같은 가사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음반으로 발표되기 전부터 방송으로 먼저 유명세를 탄 것이다.

‘투코리안스’라는 이름의 남성듀오그룹으로 1970년에 발표한 이 앨범에는 통기타 반주로 전통 민요를 재즈 풍으로 재해석한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1면에는 민요를 새롭게 편곡한 「벽오동」, 「군밤」, 「파랑새」와 민요의 색채가 강한 김도향 창작곡 「사랑가」와 함께 특이한 한 곡이 들어있는데, 바로 「아침이슬」의 작곡가 김민기의 창작곡 「말소리가 너무 커」가 그것이다. 2면에 김민기의 곡이 하나 더 들어있는데 「길」이다. YWCA 청개구리홀에서 함께 활동했던 친분 덕이라고 추측되는데, 이 두곡이 음반의 가치를 더한다.

이 앨범은 1면의 민요풍의 해학적인 전통감각과 2면의 외국팝송 번안곡과 포크가요의 세련된 현대감각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이색적인 기획으로 대중의 흥미를 끌어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인기몰이를 하던 이 음반은 재반을 생산할 만큼 많은 양의 LP가 팔렸지만, 지금은 실물조차 보기 쉽지 않아 귀한 대접받는 음반 중 하나이다.

레코드판, 투코리언스 벽오동 LP 커버 ⓒ조대안

벽오동   - 김도향 작사 작곡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 안 오시뇨

달맞이 가잔 뜻은 임을 모셔 가잠인즉
어이타 우리 임은 가고 아니 오시느뇨

하늘아 무너져라
와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잔 별아 쏟아져라
까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 안 오시뇨

하늘아 무너져라
와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잔 별아 쏟아져라
까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 안 오시뇨

 


 조대안 수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