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LP로 만나는 노래 《3》투코리언스(김도향, 손창철) - 벽오동
흰수염을 기르고 정체불명의 한복을 입고 구성지게 부르는 「바보처럼 살았군요」로 대중에 깊이 각인된 김도향은 1970년 손창철과 함께 서울 동대문 실내수영장 개관 기념 TBC TV 오락프로에 출연하면서 세상에 나올 때 그룹명도 없었다. 이때 이들이 부른 노래가 김도향의 자작곡 「벽오동」 이었는데, 토속적인 민요를 재즈스타일로 편곡해 불러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 "와뜨뜨뜨뜨뜨뜨뜨..."하는 추임새 같은 가사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음반으로 발표되기 전부터 방송으로 먼저 유명세를 탄 것이다.
‘투코리안스’라는 이름의 남성듀오그룹으로 1970년에 발표한 이 앨범에는 통기타 반주로 전통 민요를 재즈 풍으로 재해석한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1면에는 민요를 새롭게 편곡한 「벽오동」, 「군밤」, 「파랑새」와 민요의 색채가 강한 김도향 창작곡 「사랑가」와 함께 특이한 한 곡이 들어있는데, 바로 「아침이슬」의 작곡가 김민기의 창작곡 「말소리가 너무 커」가 그것이다. 2면에 김민기의 곡이 하나 더 들어있는데 「길」이다. YWCA 청개구리홀에서 함께 활동했던 친분 덕이라고 추측되는데, 이 두곡이 음반의 가치를 더한다.
이 앨범은 1면의 민요풍의 해학적인 전통감각과 2면의 외국팝송 번안곡과 포크가요의 세련된 현대감각이 절묘하게 공존하는 이색적인 기획으로 대중의 흥미를 끌어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인기몰이를 하던 이 음반은 재반을 생산할 만큼 많은 양의 LP가 팔렸지만, 지금은 실물조차 보기 쉽지 않아 귀한 대접받는 음반 중 하나이다.
벽오동 - 김도향 작사 작곡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 안 오시뇨
달맞이 가잔 뜻은 임을 모셔 가잠인즉
어이타 우리 임은 가고 아니 오시느뇨
하늘아 무너져라
와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잔 별아 쏟아져라
까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 안 오시뇨
하늘아 무너져라
와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잔 별아 쏟아져라
까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잤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 안 오시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