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가수 장은아는 77년 데뷔음반 「어떤 옛날에」를 발표한 뒤 이듬해인 78년 장은아 1집 「고귀한 선물」을 발매하면서 초스피드로 주목을 받고 인기를 얻었다. 79년 2집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가 연달아 히트하며 다시 한 번 인기가도를 달렸다.
장은아는 8남매중 세명이 가수로 활동한 가수집안이다. 언니 장미리는 ‘안개가 자욱한 밤에 말없이 찾아온 그님’으로 시작하는 노래 「말 전해다오」를 히트시켰고 이 노래로 TBC 신인가수상을 받기도 했다. 오빠는 「빈의자」를 부른 장재남이다.
1956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포크 가수 장은아(본명 장숙희)는 서울 을지초등학교 4학년 때 높은 경쟁률을 뚫고 염광 어린이합창단원에 선발될 정도로 재능을 타고 났다. 한양여중에 진학한 그녀는 라디오로 팝송과 포크송을 접하고 서문여고 3학년 때부터 독학으로 오빠의 통기타를 쳤다.
여고를 졸업한 1976년, 장은아는 서울 명동의 클럽 <오라오라>에서 노래하던 중학교 동창 박효근을 따라 놀러 갔다가 장미리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얼떨결에 무대에 올랐다. 그녀의 노래 실력에 놀란 연예부장의 제의로 30분 타임을 배정받아 사람이 없는 초저녁 무대에 올랐고, 주로 외국 팝송과 포크송을 불렀다. 당시 그곳에는 고 김정호도 출연했는데 그때 김정호에게서 2곡을 받았지만 비애감이 강한 그의 음악은 맑고 깨끗한 장은아의 음색과 어울리지 않아 음반 취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장은아는 클럽 <오라오라> 사회자였던 허참의 소개로 1977년 가수 김만수가 진행하는 TBC 라디오 방송 ‘노래하는 곳에’에 출연했다. 첫 방송 후, 그녀의 맑은 목소리에 매료된 기업에서 CM송 제의가 들어와 시모나, 맛댕기 등의 CM송을 불렀다.
작사가이자 음반 기획자인 박건호는 당시 콤비를 이뤄 여러 히트곡을 발표했던 박인희와 결별한 상태였다. 그는 장은아의 맑은 음색에 반해 ‘제2의 박인희’로 키우려고 마음먹고 1978년 2월 작곡가 계동균과 오동식의 곡을 장은아에게 주고 지구레코드에서 데뷔 앨범을 기획했다. 이 음반은 킬러곡이 없어 제대로 판매도 하지 못하고 절판되었지만, 그 바람에 지금은 실체를 보기 힘든 희귀 음반이 되었다.
음색은 언니 장미리의 보컬과 비슷한 듯 하지만 장은아의 음색은 그보다 훨씬 감미롭다. 주로 포크계열의 정감가는 노래를 많이 불렀던 이유다. KBS 2FM '젊은이의 노래'에서 임백천과 더블 MC를 맡는 등 방송 진행자로서도 명성을 알렸다.
A면에는 계동균 작곡 박건호 작사의 「어떤 옛날에」, 전영 작사 작곡의 「그길로」,오동식 작곡 박건호 작사의 「떠나야 해」와 뒤안길」에서, 이현섭 작곡 박건호 작사의 「크고 싶어라」 등 5곡이 B면에는 오동식 작곡 박건호 작사의 「잊어버리자」, 계동균 작곡 박건호 작사의 「그날을 위해」, 전영 작사 작곡의 「철지난 바닷가」와 「돌아가리라」등 장은아가 부른 4곡과 마지막은 김인순이 부른 이사 가던 날」등 5곡이 실려 있다.
어떤 옛날에 - 계동균 작곡·박건호 작사
아득하고 먼 옛날 어느 바닷가에
아름다운 한 소녀가 살고 있었고
산새소리 들리는 어느 산마을에
마음 착한 한 소년이 살고 있었네
그 두 사람이 만났더라면
사랑 얘기 하나가 남았을 텐데
산새소리 바다에는 들려오지 않고
물결소리 산마을에 들리지 않아도
맑고 고운 두 마음은 하나같은데
만나지도 못한 채 세월이 갔네
그 두 사람이 만났더라면
사랑 얘기 하나가 남았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