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역사 시민단체인 조광조 역사연구원 "용인특례시의 정체성 재정립 촉구"
용인특례시가 반도체만이 아닌 역사문화가 살아숨쉬는 균형잡힌 도시로 ,혁신 기술과 인문 가치가 공존하는 품격 있는 도시를 향하여 482조 반도체와 500년 조광조 정신, 용인의 미래를 위한 균형을 제안한다.
1. 현실 진단: 빛나는 반도체, 소외된 역사
용인특례시는 인구 110만 시대를 앞둔 대한민국의 핵심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총 482조 원이 투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됨에 따라, 용인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입니다. 시 예산 3조 3천억 원 중 상당 부분이 교통망 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며, 도시는 역동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서 용인의 고유한 역사문화 자산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용인시는 국가유산청 기준 132개의 문화유산을 보유한 역사 도시입니다. 조선의 위대한 개혁가 정암 조광조 선생이 태어난 곳이자, 그의 정신이 깃든 심곡서원(국가사적 제530호)이 500년 세월을 지켜온 도시입니다.
문제는 도시 정체성의 불균형입니다. 경제성장은 도시의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산업적 성취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문화적 자산이 함께 존중받을 때에만 용인은 기술도시를 넘어 품격 있는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2. 우리의 비전: 용인,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
한 도시의 품격은 높은 건물이나 막대한 산업 생산액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고유의 정신과 이야기가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반도체 도시 용인"이라는 브랜드는 강력하지만, 그것이 용인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500년 전, 조광조 선생이 꿈꿨던 도덕적 정치, 공정한 사회, 백성을 위한 개혁정신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 우리 사회에 절실히 요구되는 가치입니다. 이러한 정신적 자산이야말로 반도체 기술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용인만의 품격과 정체성을 완성하는 핵심입니다. 우리는 용인이 기술 혁신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인간적 가치를 존중하는 인문 도시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3. 제안: 균형과 조화를 위한 4대 정책
이에 조광조 역사연구원은 혁신과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하나, "혁신 기술과 인문 정신이 공존하는 미래도시 용인"을 새로운 도시 비전으로 선포해야 합니다.
반도체 특례시를 넘어, 시민 모두가 용인의 역사와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는 균형 잡힌 발전 전략을 공식적으로 수립하고 시민들과 공유해야 합니다.
둘, 역사문화 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해야 합니다.
현재 용인시의 2025년도 예산 중 문화·관광 분야 비중은 약 4.05%에 불과합니다. 그중 관광 분야 예산은 11억 원 수준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23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안에서도 역사문화 예산은 별도의 항목으로 집계조차 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조정이 아니라, 도시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문제입니다.
셋, 시민 체감형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야 합니다.
110만 시민을 위한 문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각 구별 특성에 맞는 '역사문화 교육센터'를 건립하고, 특히 심곡서원 인근에 조광조 선생의 삶과 철학을 조명하는 '정암(靜庵) 기념관(가칭)' 건립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합니다.
넷, 조광조 정신을 시정(市政) 철학으로 삼아야 합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요구되는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지역 상생의 원칙에 조광조의 청렴과 민본(民本) 사상을 시정 운영의 핵심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개혁정신이 시정 전반에 살아 숨 쉴 때, 용인은 진정한 선도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4. 결어
우리는 용인이 단순히 경제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도시가 아니라, 조광조 선생의 개혁정신을 계승하여 공정하고 품격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도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차가운 반도체 칩 위에 따뜻한 인문 정신의 숨결을 불어넣는 도시,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용인의 미래입니다.
500년 전 조광조가 꿈꾼 이상 사회는 바로 지금, 이곳 용인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용인특례시는 경제 성장과 역사문화의 가치가 동등하게 존중받는 균형 잡힌 정책으로의 대전환을 강력히 추진해야 합니다.
2025년 9월, 조광조 역사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