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영 작가의 극사실주의와 여성 작가들의 하모니
예술로 완성하는 사회적 나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원로 601번 길, 산자락에 자리한 하모&리 갤러리는 청년 김대건 길과 도보 순례길의 중간 쉼터로,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가지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하모&리 갤러리 건물 1층 '하모촌'은 순례자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2층 갤러리 아틀리에 창가에 서면, 마치 바다의 위대함 앞에서 무언가에 압도당한 듯하다. 이난영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캔버스는 장엄한 바다로 가득하여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붓끝에서 튀어 오르는 푸른 물결, 바위에 부서지는 하얀 물보라, 바다 냄새가 아름답고 놀라운 눈앞의 풍경을 살아있는 감각으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용인 여성 작가회 창립자이자 서양화가 이난영 작가를 만나 작품세계, 예술, 인생 얘기를 들었다.
파도에 깃든 광기(狂氣), 그리고 극사실주의
제주도 바닷가에서 파도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바다를 자신만의 모티프로 삼은 후, 전국 바다를 다니며 계절, 시간, 빛에 따라 변화하는 파도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과 그림으로 기록하였다. 사실적 표현을 위한 파도와 바위의 생동감을 구현하기 위해 직접 바위를 관찰하고 채집하며, 물방울 하나에도 여러 겹의 색을 입히는 세심한 작업 과정을 거친 광기(狂氣)는 바다 그림 작업이 예술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그림밖에 모르는 작가는 여전히 그림에 대한 자신을 놓지 않으며 극사실주의 작품을 그리고 있다. 극사실주의는 정신적인 것과 개인의 내면과 감정을 탁월한 기술로 특유의 매력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파도의 웅장함과 생명력을 전하는 ‘긍정의 예술’로 관객을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로 초대한다.
여성 작가들의 외로운 길에 동행하다
2016년, 이난영 작가는 용인 여성작가 협회를 설립하고, 하모&리 갤러리를 열었다. 하모리&갤러리 운영의 목표는 여성 작가들의 복지와 처우 개선, 예술적 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다. 후배 작가들을 위한 멘토 역할 수행하면서 용인 및 외부 지역 여성 작가들이 저비용으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창작 중단 여성 작가들의 복귀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정기 전시회를 통해 지역민에게 예술 접근성 확대해 나가고 있는 이난영 작가는 파도라는 단일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한국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예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그녀의 리더십은 자연의 숨결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동시에 동료 작가들과의 '하모니'를 실현하고 있다.
봉사의 정신, 예술로 피어나다
이난영 작가는 외로운 창작의 길을 걸어온 동료들을 잊지 않았다. 2016년, 용인여성작가협회를 창립하고 전용 갤러리 '하모리&리'를 열었다. 작은 전시비로도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 서로의 그림에 위로를 주는 공간, 그곳에서 110명의 보석같은 여성 예술가들이 있다.
가슴속에 품어온 벅찬 희망과 설렘으로 새롭게 출발했던 그날을 회상하며 여성작가 협회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고문님들과 온정이 넘치는 회원들께 먼저 감사함을 전했다.
"붓을 놓았던 이들에게 전시장은 다시 꿈꾸는 곳이 됐습니다." 하모&리 갤러리는 이제 용인의 문화 랜드마크이자, 110명의 여성 작가들이 빛나는 별이 된 공간이다. 이난영 작가는 여전히 아틀리에에서 파도와 호흡하며, 캔버스에 물감보다 희망을 더 많이 묻히고 있다.
이난영 작가의 사회적 책임감은 어린 시절부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깊은 공감이 그림과 삶에 스며들어 있다. 사회사업인 고아원을 운영하셨던 부모님께 나눔의 정신을 이어받아, 소외된 이웃을 향한 애틋한 시선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염원하는 깊은 사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화 예술의 미래를 위한 발걸음, 장학재단 설립이 목표
“저는 미래에 예술인을 지원하는 장학재단을 설립해 사회에 나눔의 선순환을 만들고 싶습니다” 예술은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고 사회에 아름다움과 창의력을 선사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많은 재능이 꽃피우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예술로 세상을 밝게 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이자 비전입니다.
"한 사람의 꿈이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으로, 장학재단이 만들어져 예술인들에게는 희망의 캔버스가, 사회에는 예술의 씨앗이 되길 꿈꾼다.
"예술은 결국 나눔에서 피어납니다. 재능은 지원받을 때 빛나고, 그 빛은 다시 세상을 비춥니다.“
하모&리 갤러리는 순례자의 발걸음처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지역 예술의 새로운 파도를 만들고 있다. 작은 화폭 하나에도 인간과 자연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녹아있고, 그 물결은 점점 더 큰 파도가 되어 지역 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