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국 핵심의제 급부상/韓·美 정상회담 계기 새동력 얻어/ 北·美 정상회담 ‘징검다리’역 기대/ 金, 비핵화 의지 천명 기회도될 듯/ 文대통령, 공군1호기서 기자회견/“트럼프, 金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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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OK’ 신호가 나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이 한반도 정국의 핵심 의제로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 2월 중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사까지 밝힌 데다 미·중 무역전쟁을 석 달간 휴전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으면서 김 위원장 답방을 위한 멍석이 깔렸기 때문이다. 이제 공을 넘겨받은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았다. 김 위원장이 답방을 결정할 경우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이 연달아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위원장, 서울 답방 실현되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답방을 지지하면서 남북 정상이 북·미 정상보다 먼저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 정상회담이 교착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란 얘기다. 김 위원장이 전세계를 향해 비핵화 노선을 재부각하는 차원에서라도 연말 서울 답방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서울을 찾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의지를 밝힌다면 대외적으로 상징적 의미가 클 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성과를 낼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아직 견고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발전을 통해 경제성장의 물꼬를 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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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내 답방’이 불투명했던 이유는 2차 북·미 회담조차 가시권 밖이었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기내 간담회를 통해 시점을 ‘1, 2월’로 보다 분명하게 제시하면서 답방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북·미 회담이 분명하게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2차 북·미 회담의 구체적 의제와 일정이 조속히 확정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도 최대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답방 성사 여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 결정에 달렸다. 문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 중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종 판단은 북한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리더라도 시기는 유동적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누누이 말하지만 우리만의 생각만으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연내 답방은 유동적”이라며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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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한·미 불협화음의 근거 뭔가”

문 대통령은 이날 공군1호기 내에서 40여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미 간에 불협화음이 있다’는 이런 부분에 대해선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격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미 간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이런 과정에서 전혀 무슨 다른 입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이루어진 하나하나가 미국이나 또는 유엔 안보리와의 사이에 협의 없이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철도·도로연결 사업과 관련해선 “사전조사 연구 작업도 미국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것이고, 실제로 착공연결하는 일을 한다면 그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교착상태인 비핵화 협상에 대해 “(대화)초기의 진전이 워낙 빠르다 보니 요즘 한두 달 정도 정체 때문에 ‘뭔가 지금 교착에 빠진 것 아닌가’라고 걱정하는 건데 2차 북·미 정상회담만 해도 내년 초 그러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라며 “저는 잘 이뤄지리라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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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 위원장 소원 이뤄주겠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깜짝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 김 위원장을 좋아하고, 그런 만큼 김 위원장과 함께 남은 이 합의를 다 마저 이행하기를 바라고, 또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자기가 이루어 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건에 대해 사실상 미국이 원하는 대로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장과 미사일 실험장을 폐기하고, 거기에 미국 쪽 참관이 이뤄지고, 다음 단계로 영변 핵단지가 폐기되고 이런 식으로 해 나가면 어느 시점인지는 모르지만 그때는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가 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게 언제인지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자유주제로 5개 질문을 받기로 한 이날 기자회견은 약 40분 동안 9명이 훨씬 많은 질문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서두에 “국내 문제는 질문받지 않겠다. 외교에 관해서는 무슨 문제든지 질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럼에도 국내 현안 질문이 나오려 하자 질문을 사전에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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