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척력
-동봉
이슥한 밤
자시子時의 시작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조견오온개공'이 떠오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금 그게 뭐였지?'
'오온개공?'
오온을
낱낱이 톺는다
오온이 공하다면서
텅 비었다는 오온으로
뭘 톺아나아가려는 것일까
시작은 인력引力인데
시간이란 녀석은
힘을 바꾼다
척력斥力
밀어내는 힘으로 말이다
가령 먼지를 털어내려면
어떤 게 먼지인지
알아야 하듯
오온이 비었다면
뭐가 오온인지 알아야
손을 대든 말든 하지 않을까
오온의 첫째가 색色이다
드러난現 모습象이
색이라 한다면
그 색을 톺아나가는 것이
수상행식 아니겠는가
톺는 주관과 함께
톺아질 대상이
다 비었는데 어쩌면 좋지?
처음 든
오온개공이
당기는 힘이라면
천지사방 헤집고 다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톺음의 세계는 밀어내는 힘일까
새벽 인시寅時를 지나
하마 묘시卯時다
동몽선습은
날아가 버렸으니
오늘 하루 쉬어야겠다
동봉스님
서기 1953년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하대리에서 출생. 1979년 2월 해인승가대학을 졸업하고 91년 동국대 불교대학원 관리자과정 이수. 2018년 10월 윤동주 시문학상 수상으로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2020년 5월 태국 왕립 마하출라롱컨대학교에서 명예 교육학박사를 취득하였다.
- 저서 및 역서
《대각사상과 전개》, 《사바세계로 온 부처님의 편지》 ,《관음경 강화》, 《우리말 관음경》, 《현우경(비유의 바다)》 등
대한불교조계종 곤지암 우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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