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인식과 균형잡힌 시각의 정립을 위한 비판적 질문
환경·사회·지배구조의 영문 첫 알파벳을 합성한 ESG는 기업에 대한 투자나 경영에 있어 새로운 분석 프레임으로 최근 크게 회자하고 있다. 해외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뉴노멀이 되는 ESG에 부응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들은 던져 볼 필요가 있다. 합리적 인식과 균형 잡힌 시각의 정립을 위해서는 레드 팀의 관점에서 의도적으로 선의의 비판적 질문들을 던져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 1 : ESG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정의는 확립된 것인가? 개념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 요소의 다양성·모호성·복잡성·광범위성으로 인하여 통일된 개념의 확립이 매우 어려운 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 측정·평가 기준이 운용하는 기관마다 상이하고 평가기관이 난립하고 있다. 각 기업의 ESG 보고서도 제각각이다. ESG의 큰 현안인 ESG 워싱 문제도 이 개념의 불명확성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 아닐까?
질문 2 :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주는 것 아닌가. 현실적으로 ESG를 추진하려면 기업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ESG 실천을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여 많은 부담이 된다.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또한, ESG 이슈가 기업에만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하지만 개념의 확산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현 상황에서 ESG는 기업뿐 아니라 모든 조직, 단체에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질문 3 : 환경과 관련하여 “RE100 캠페인”처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것이 현실적인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면 ESG 규제는 지나친 규제 아닌가. 원자력의 뒷받침 없이 가능한가? 특히 국토·기후여건의 적합도가 떨어지는 국가들은 어렵지 않을까?
질문 4 : ESG를 잘하면 재무적 성과가 좋아지는 것인가? 재무적 성과가 좋아서 ESG를 잘하는 것인지, 아니면 ESG를 잘해서 재무적 성과가 좋은 것인지, 아직도 이에 대한 명확한 입증이 부족하다.
질문 5 : 경영 대리인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어떤 CEO가 ESG 활동은 활발히 전개하였는데 재무적 성과는 미약하다면 ESG를 통해 초라한 경영실적을 변명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질문 6 : ESG는 기업들에 공급망의 변화를 가져와 코스트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그렇지 않아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더욱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질문 7 : 우리만 잘한다고 성과를 낼 수 있나? 세계 이산화탄소 최대 발생국은 중국, 세 번째는 인도, 네 번째는 러시아임에도 이들 국가는 오히려 국제 협력에 미온적이다. 우리만의 노력으로 소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질문 8 : 국제 사회의 리더십 확보 수단, 이해관계의 산물이 ESG로 포장된 것은 아닌지? 선진국의 환경산업 우위 유지, 글로벌 거대기업들의 장벽 쌓기일 수도 있다.
질문 9 : 우크라이나 사태는 인권과 사회 등 ESG 이슈를 양산하고 있음에도 국제 사회와 글로벌 기업들은 ESG 측면에서 합당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질문 10 : 기후변화는 사실인가? 기후변화는 실제보다 과장되고 편향된 주장이라고 하는 측의 처지에서 보면 ESG는 그 기반과 설득력이 현저히 약화한다.
이상의 질문들에 대한 답과 검증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ESG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도전하는 중대한 질문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질문들을 모두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을 짜내야 할 것이다.
이계형 1954 생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졸
위스콘신 대학교 정책학 석사
행정고시 19회
전) 한국기술평가원 원장
전)단국대 산학부총장, 현) 단국대 석좌교수
현) 용인일보 컬럼니스트

품격 있는 내용 쉽게 만날 수 있어서 좋네요 ~
매일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