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향토문화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

이인영(용인전승문화연구원 이사장) / 용인일보 
이인영(용인전승문화연구원 이사장) / 용인일보 

이인영(용인전승문화연구원 이사장)과 용인향토문화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어쩌면 그냥 묻혀져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일어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30년간 공직 생활을 하면서 과거에서 오늘까지 보석처럼 숨겨진 역사의 흔적을 샅샅이 파헤치고, 세세한 범위까지 기록문화를 정립하고, 문화재를 발굴하였다. 향토 유산의 해박한 전문 식견을 인정받으며 용인역사와 문화의 정수에 괄목(刮目)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송순애 기자 : 번암 채제공 선생의 ‘어제뇌문(御製誄文)’과 이인영 선생의 기연(奇緣)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인연인가요?

이인영 이사장 :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86년 용인 군청 공해방지계장(환경관리) 직책을 담당하고 있었다. 김용래씨가 경기도 지사에 부임하면서 초도순시를 하였다. 시·군을 순시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용인군 초도순시는 채제공 묘소를 참배하는 것으로 시달되어 분주했다. 이인영 선생은 향토 문화에 일가견이 있다는 이유로 일행에 포함 되었다. 경기도 지사의 행차에 박군수는 막힘없이 채제공 선생의 인물, 관력, 치적 등을 소개하고, 묘역의 현황을 브리핑하였다.

김용래 지사가 참배를 끝내고, 비각 전액(篆額)을 보고 “저게 무슨 글자인가?”라고 물었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때 이인영 선생은 묘비에 관한 설명을 자청하고 나섰고, 정조 어제의 전액을 읽고, 정조의 애도문을 차근히 읽으며 설명하니 박수 소리가 들렸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경기도청 기획관리실 산하 문화공보담당관실 문화재계로 파격적인 인사발령이 났다. 채제공 선생이 화부화(花復花)라는 과제를 알려주어 과거에 합격했던 영남 선비 이후 정조대왕의 어제뇌문비로 인연하여 발탁되는 기연을 낳았으니 이 또한 채제공 선생의 음덕이었다.

경기도청 기획관리실 산하 문화공보담당관실 문화재계로 인사발령 이후 활동에 관해 말씀해 주시죠?

김용래 전 경기도지사에게 발탁된 후, 밤낮으로 쉬지 않고 발로 뛰어다녔다. 경기도박물관 건축기획단 실무자로 경기도 향토사료관, 용인시 향토사료관을 개관하였으며 지금까지 최초 발견해 지정한 보물과 문화재가 46점이다. 그 가운데는 천연기념물, 보물, 경기도 문화재, 향토 유적 등이 포함되어 있다. 공무원 재직 중에 받은 최연소학술상과 학술 부문에서의 경기도 문화상 수상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공무원이 고장을 연구하여 문화재를 발굴하고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공무원들의 귀감이 되었고, 지역 향토사를 학문적 수준으로 이끌었다는 심사평을 들으며 수상했다. 그 외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박영석)상, 대통령 표창 외 다수가 있다.

정년퇴직 후, 활동사항은 무엇인가요?

용인 예총 창단, 용인문화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용인시 문화재 위원으로 위촉, 5편의 논문은 전국 향토사 공모전 우수상, 국사편찬위원회 표창 등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향토 사학에 대한 이사장님의 관점과 철학을 간략히 말씀한다면 ?

“삶의 흔적 속에 고향이 있고, 조상이, 역사와 민족혼이 깃들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삶을 종결하고, 자취를 감추지만, 그들이 열매처럼 맺어놓은 문화의 소산들이 전율이 되어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끌리듯 용인학(學) 박사가 되었고, 선한 영향력으로 문화지도를 바꾼 향토 사학계에 조그만한 보탬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라면서 "향토(鄕土)는 인간이 태어나서 자라온 생활 터전으로 고향(故鄕)을 의미한다.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삶에 개입하는 거대한 힘과 우연과 비이성을 체험하고 그것은 생각지 못한 길로 이끌기도 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 속으로 떠밀려 가고, 끊임없이 판단과 행동을 요구받는다. 매 순간 그들이 내렸던 판단은 다음을 낳는 씨앗이 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인 유홍준 교수는 '문화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고증한다'라고 하였다. 역사와 세월의 침묵 속에 말없이 묻힌 시련과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유물들이 강력한 문화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인영(李仁寧) 향토 사학자, 제12대 용인문화원장 용인학회 회장

-1943년 충남 온양에서 출생. 1960년 용인 이주.

-1986년 10월 경기도 향토사료관(경기도 박물관 전신) 학예 실무관

-1990년 경기도박물관건립계획 입안, 용인 유치

-1994년 용인문예회관에 용인군 향토사료관 기획, 설치

-30권의 저서 및 3편의 논문

-처인구 포곡면 가실리 향수산에서 까막딱따구리 발견 천연기념물 제242호 지정

-유수 초상, 오명항 초상, 오명항 양무공신교서, 남재왕지 등의 문화재 발굴해 국가 보물 지정

독립항쟁사 간행

-향토사학회에서 이종구 선생 등과 독립항쟁 기념탑 건립 성금 모금

-1992년 용인 최초 군립도서관 건립

-1998년 4월 순수문학에 희곡으로 데뷔해 신인상을 받음

-1998년 8월 문예사조에 수필로 데뷔해 신인상을 받음

-제12대 용인문화원장 역임

-現 용인 전승 문화연구원 이사장, 대한 노인회 용인시 처인구 지회장

문 헌

이인영, 「멀고도 가까운 민속 풍물 이야기」, 2020

이인영, 「이인영의 용인 문화 산책」, 용인시민신문, 2013

이인영, 「처인현민(處仁縣民)의 기백(氣魄) 처인성전투(處仁成戰鬪)·11집」, 용인향토문화연구, 2013

이인영, 「몽골 제2차 침입과 처인성 대첩에 관하여」

이인영, 「조선시대 읍호 강등제도에 관하여」, 경기 향토 사학 제3집, 1998

이인영, 「초기 백제와 용인」, 기전 문화 학술지,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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