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한 엄홍길 선생. ⓒnamuwik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한 엄홍길 선생. ⓒnamuwik

대학로에는 철물점 주인이자 철물장인인 최홍규 선생이 잊혀져 가는 우리의 아름다운 쇳대 4000여 점을 모아 쇳대박물관을 건립했다.

설계는 작은 박물관 설계로 유명한 한국 최고의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이 하셨다. 외관이 녹슨구리 통판으로 설계돼 멀리서 보면 사각의 큰 상자처럼 보이는 참아름다운 공간이다.

이곳에서 영원한 산사나이 엄홍길 선생의 16좌 등정을 축하 겸 광화문연가로 잘 알려진 국민가수 이문세 씨가 히말리아 등정에 동행해 설산의 비경과 엄 선생의 등정모습을 촬영한 사진 작품전시회가 열렸다. 노래만 잘하는지 알았는데 사진촬영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전시준비가 한창인 날, 이곳에서 산악인 엄홍길 선생님과 마주앉아 차 한잔을 마시며 "왜 산에 오르는가?" 물으니 "난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내마음에 오르는 것이다"라고 한다.

왜  최고봉에 왜갔는가? 하니 "7000미터 최고봉이 내 마음에 있기 때문에 난 내 마음을 찾아 갈 수밖에 없었다"라는 선문답이 돌아왔다.

신에게 허락받은 자만이 오를 수 있다는 세계 최고봉 16좌를 오른자만이 할 수 있던 대답이었다.

전생에 무슨 좋은 업을 금고쌓고 왔기에 신께 허락받은 마패를 들고 하늘과 맞닿은 고봉 16좌를 오르는 영광을 누리는지 물었다.

전생의 선연의 업 덕분에 세계최고봉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그 영광의 뒤에는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과 아픔이 존재한다. 이제 남은 생을 그빚을 갚기 위해 희말라야 이땅의 어린이에게 희망의 학교를 짓기 시작했다. 산을 오르기 전에 늘 히말리아 신께 약속했다. 무사히 등정하고 돌아오면 등정을 돕던 이들과 희생된 셀파들의 가족을 꼭 돌보겠다고.  

이제 약속을 위해 큰 일을 해내고 있다.
그것이 "엄홍길휴먼재단"이다.

내 앞에 마주 앉은 미소띤 소년같은 성격좋은 평범한 동네의 이웃집 형님이 세계최고봉 16좌를 정복한 영웅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오고가는 즉문즉설에서 뿜어 나오는 칼날같은 선문답이 세속의 경계를 초월한 정신세계를 간직한 거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엄홍길  선생이 선물한 목탁 ⓒ조대안
엄홍길  선생이 선물한 목탁 ⓒ조대안

엄홍길 대장? 분명 전생에 큰 절선방에서 참선하며 용맹정진하던 대선사임이 분명했다.
묻는 질문에 답은 간결했고 마음의 흔들림도 머뭇거림도 없이 거침없었다.

불쑥내민 목탁에 단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산은 나요 나는 산입니다. 엄홍길" 이라고 일필 휘지로 휘날렸다.

나도 지금은 엄홍길휴먼재단에 정기적으로 적은 후원을 하고 있지만, 네팔 히말리아산속에 학교를 짓고 운영을 도우며 문명에서 외면당한 설산 속 아이들에게 희망과 꿈과 미래를 밝히는 일을 하고 있는 그가 부러웠다.

자신의 등정을 돕다가 운명을 달리한 셀파의 가족을 잊지 않고 찾아가 물적지원은 물론 자녀들에게 희망을 후원하며 인생의 후반전을 찬란히 빛내고 있는 그는 우리처럼 평범한 범부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정신세계의 소유자이다.

누구나 어릴적 꿈이 있다,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지면 양로원, 고아원, 도서관, 교회,학교, 장학금 등을 이사회에 기부 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젊음을 지나 어른이 되면 꿈은 사라지고 설령 꿈을 이뤘어도  이 사회를 위해 기부하겠다는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자신의 노후와 가족 후손들에게 더 큰 아파트, 더 큰 건물을 물려주기 위해 수전노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꿈 꾸는 자는 청춘이다,
그대 지금도 꿈꾸고 있다면
이타행동(利他行動)을 꿈꾸어라!
그래야 인생 마지막에 후회하지 않는다.

 

* 이타행동(利他行動)-타인이나 다른 집단에게 이익을 주려는 의도만 있고, 그 행위를 하는 당사자에게는 아무런 이익도 주지 않는 행위와 관계되는 것을 말한다.

 


 조대안
 조대안

단국대 경영학 석사
필리핀국제문화대학명예철학박사
한국고승유묵연구소장
중광미술연구소장
용인한국근대문학관 건립 위원장

   

저작권자 © 용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