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먹고 함께 행복하자

이번 여름은 좀 즘즉해야지 욱대기듯이 찌고 또 찐 가마솥 더위였다.
이 더위를 피하는 것은 지긋지긋하도록 귀찮은 민주고주한 일이었다.

이 무더운 여름날 계곡에 정자 하나 있네
평상에 앉아 책을 읽는데 
금세 피곤하여 눈꺼풀이 내려앉아 
난간에 기대어 잠깐 조니 
귀에 들어온 졸졸졸 물노래 때문이련가
꿈도 못 꿔보고 잠에서 나온다네

헛잠인가 선잠을 자는 사이 
작달비나 모다깃비가 내렸나 보다 
난간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든 꽃무리가 
비에 젖은 꽃잎을 거두어들이고 눕듯이 쉬고 있다 
너희들이 좋다, 좋다

난간에 비스듬이 기대어 낮잠 자는 것 
이것이 한 인생
옛 현자들은 이렇게 살았다
있는 것도 없고 없는 것도 없다
태어남도 죽음도 없듯이
죽음 사랑 정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실재하지 않는다, 생각은 실체가 없다 
물에 비치는 달처럼 고요히 비치는 오직 한 생각이 있을 뿐

니체가 옳았다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한발자국도 타협하지 마라 
누구나 고통과 괴로움의 삶을 산다 
인생 전체에 걸쳐 있다 
그것이 즐겁게 살지 않을 이유는 되지 못한다
함께 먹고 함께 행복하자
죽음은 이 세상에서 나가는 것,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김양배 칼럼니스트 
 김양배 칼럼니스트 

지식재산 전문가(특허 상표 경력 40년)

저작권자 © 용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