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숨결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막 달리다가 말을 멈추고 뭔가를 기다린다. 그게 뭐냐면 바로 영혼이다. 인디안들은 말이 너무 빨리 달려서 영혼이 미쳐 따라오지 못한다고 믿었고 그래서 영혼을 기다렸다가 다시 말을 타고 달린다고 한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너무 빨리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뭘 하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정신을 잃어버리고 살면서도 정신을 잃어버린 것도 모르고 산다. 이런 웃긴 이야기가 있다. 한 아이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 이름은 정신이다. 여보세요? 마침 친구는 없고 어머니가 전화를 대신 받았다. 정신이네 집이죠? 정신 있어요? 정신 없다. 정신 어디 갔어요? 정신 나갔다.
내 정신은 어디 갔는지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황혼이 물드는 무렵이 되면 뼛속까지 스며드는 슬픔 같은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의 정체가 무얼까?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1악장을 들을 때 오는 느낌과도 비슷하지만 나는 그 정체를 알지 못한다. 정체는 알지 못하지만 한 인간에게 이 순간은 온전한 자기로 돌아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황혼과 영혼은 하나가 아닐까?
어떤 영혼에 이끌려 낯선 도시에서 시간을 보냈다. 영혼의 손을 잡고 나는 걸었다. 영혼의 손을 잡고 부처를 만나러 갔고 영혼의 손을 잡고 해변을 걸었고 영혼의 손을 잡고 황혼을 보았다. 놓지를 않았다. 영혼의 손을 잡고 바람 속을 걸었고 손을 잡고 술을 마시고 식당에서도 손을 잡고 밥을 먹었다. 손을 잡고 꿈을 꾸었다.
그 손 그 손을 생각하면 숨결이 느껴진다. 그 숨결을 나는 혼이라 했다. 바쁘신가요? 우리 누군가의 숨결을 느껴봅시다. 너는 나의 숨결이라고 명명해 봅시다. 나에게 숨을 주는, 나에게 숨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는 누군가는 나의 숨결이고 나의 영혼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해 보자. 당신은 나의 숨결이야. 폴란드의 여성 시인인 쉼보르스카는 삶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그 때 영혼이 내게로 온다고 했다. 인디안이 영혼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영혼을 기다려 보자. 바쁨을 내려놓고 온전히 기다려 보자.
공주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2008년 『내일을 여는 작가』 등단
2009년 구상문학상 젊은 작가상 수상2014년 천강문학상 수상
2013년, 2018년 아르코 창작기금 수혜
현) 용인일보 편집위원
시집 - 『간잽이』 『자주 먼 것이 내게 올 때가 있다』 『사랑이고 이름이고 저녁인』 『드디어 혼자가 왔다』

반갑습니다^^
쉽게 풀어주셔서 그런지 이번 글 안에서
여러 감정과 마음이 공존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슬픔, 웃음, 아련함, 아쉬움, 편안함, 기대..
그래서 이 글이 위대한 것 같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할게요!!
추운날씨가 계속되고 있네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