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포크 튜엣 <4월과 5월>의 데뷔 음반으로 고 이종환이 기획한 [Oasis Flok Festival Vol.1] 오아시스 포크 페스티발시리즈의 첫번째 음반이다. 음반의 표지 앞면과 뒷면에 ‘4월과 5월 작품집’이라는 표기가 있는 대로 이들이 특히 뛰어난 음악성을 보여준 4월과5월의 리더 백순진이 작사·작곡뿐 아니라 편곡까지 해내면서, 싱어송라이터이자 아티스트로 우뚝 서는 계기가 된 음반이다.
중앙대 작곡과 학생이었던 리더 백순진은 1972년 항공대 밴드 런웨이의 베이스 기타리스트 이수영의 소개로 그의 동생 이수만을 만났다. 음악적으로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은 남성 듀오를 결성하고 팀 이름을 4월과5월로 정했다. 당시는 보컬 팀들이 외래어로 팀 이름을 정하는 게 유행이었지만 두 사람은 국내 포크 듀오로서는 최초로 팀 이름을 순수 우리말로 정해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4월과 5월은 청년층의 인기를 끌었던 DJ이종환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이 때 음악감상실 쉘부르도 운영하면서 음반 기획을 시작한 이종환은 이들을 주목하고 젊은 세대가 좋아할 새로운 가수들을 소개하는 음반 시리즈의 첫 주자로 내세웠다. 녹음은 4월과 5월 최초 멤버인 백순진과 이수만이 했는데, 재킷사진은 백순진과 김태풍이다. 이수만이 건강문제로 그만두는 바람에 김태풍으로 멤버를 교체했기 때문이다. 다시 녹음해야했지만 제작비 때문에 이수만이 부른 그대로 음반에 실었다. 4월과 5월의 7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음원도 정식녹음이 아니라 방송 출연 음원이라 음질이 썩 좋지는 않다.
1970년대에는 사실 노래도 잘하면서 기타도 잘 치고 개성도 뚜렷한 가수들이 많았다. 4월과 5월은 가창력이나, 개성 면에서 그렇게 뛰어난 듀엣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의 노래가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친근하고 쉬운 말로 쓴 가사와 따라 부르기 어렵지 않은 멜로디라인 때문이다. 특히 그들만의 독특한 사운드 메이킹이 높이 평가된다. 포크 음반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곡들이 통기타 위주로 편곡되었는데, 전문 관현악단이 참여하지 않고 소규모 그룹 편성으로 자신들의 기타연주가 주가 되어 돋보이도록 했다.
이 음반에서 「내가 싫어하는 여자」, 「노래를 부르자」, 「푸른하늘」은 4월과 5월이 불렀고 「욕심없는 마음」과 「절망하지 마라」는 이수만이 메인 싱어이고 「푸른 하늘」과 「화」에서 코러스 라인 목소리는 이수만이다. 「작은 섬」도 이수만이 불렀고 나머지 곡들은 각각 다른 가수들이 맡아서 불렀다. 여러 명의 가수들이 참여한 음반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어느 하나 튀는 곡 없이 매끄러운 통일성은 이들 고유의 사운드 메이킹의 결과물이었다.
타이틀 곡 「내가 싫어하는 여자」와 쉐그린의 「어떤 말씀」은 가사가 ‘퇴폐적이며 치졸’하다는 명분으로, 히트곡 「화」는 표절 의혹에 휘말리며 방송이 금지되었다.
이듬해인 1973년 백순진이 김태풍과 함께 재녹음해 발매한 재반이 크게 히트했지만, 현재는 이수만의 목소리를 담은 오리지널 앨범이 훨씬 더 귀하게 대접받는다. 남아 있는 음반 수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화 - 4월과 5월 (백순진 작사 작곡)
너와 맹세할 반지 보며
반지같이 동그란 너의 얼굴 그리며
오늘도 젖은 짚단 태우듯 또 하루를 보냈다
오늘도 젖은 짚단 태우듯 너와 맹세한 반지 보며
반지같이 동그란 너의 얼굴 그리며
오늘도 애 태우며 또 너를 생각했다
오늘도 애 태우며 이대로 헤어질 순 없다
화가 이 세상 끝에 있다면 끝까지 따르리
그래도 안되면 화 안된다 더 가지마
너와 맹세할 반지보며
반지같이 동그란 너의 얼굴 그리며
오늘도 젖은 짚단 태우듯 또 하루를 보냈다
오늘도 젖은 짚단 태우듯 이대로 이별일 순 없다
화가 이 세상 끝에 있다면 끝까지 따르리
그래도 안되면 화 안된다 더 가지마
이대로 이별일 순 없다
화가 이 세상 끝에 있다면 끝까지 따르리
그래도 안되면 화 안된다 더 가지마
이대로 이별일 순 없다
화가 이 세상 끝에 있다면 끝까지 따르리
내가 싫어하는 여자 - 4월과 5월 (백순진 작사작곡)
어쩌다 만난 그 여자는 속눈썹하고 색안경 썼네
어쩌다 만난 그 여자는 월남 갔다 와 영어만 하네
나는 그런 여자 싫어 무서워서 나는 싫어
나는 그런 여자 싫어 말괄량이라서 나는 싫어
어쩌다 만난 그 여자는 속눈썹하고 색안경 썼네
어쩌다 만난 그 여자는 월남 갔다 와 영어만 하네
나는 그런 여자 싫어 무서워서 나는 싫어
싫다고 말하면 혹이 두개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