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아래, 음악과 사람, 그리고 이야기
2025년 5월 30일 저녁 7시, 지리산 남원 인월의 '안내소앞 카페 제비’에서 별빛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가 열린 제비 카페에는 오랜만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자동차 행렬로 주차장이 북적였고, 인월 시장터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아주머니, 노래방을 운영하는 아저씨, 농사짓는 할아버지, 귀농한 젊은 부부, 히말라야 설산의 나라 네팔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일행 등 약 15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틴틴파이브 출신의 사회자는 시장 바닥 약장수를 흉내 내며 무대 옆에 엄청난 선물을 쌓아두고, 참석자들의 흥미를 유도하며 선물 공세를 퍼부었다.
무료 공연에 더해 TV에서나 보던 유명 가수들의 시골 마을 출현은 시골 관객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금발머리 가수 유미는 ‘마리아’를 열창하며, 날아갈 듯 가녀린 몸매로 승무춤을 추듯 무대 위를 나풀거렸고, K2의 김성면은 히트곡 ‘사랑과 우정 사이’를 관객 전원과 함께 떼창으로 부르며 여전한 인기를 확인시켰다.
SBS <동상이몽>에 코수염과 곱슬머리의 특별한 외모로 출연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중식이는 ‘나는 반딧불이’를 열창하며 공연의 열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2시간 반이 넘는 공연이 끝난 후,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싸인을 해주고 사진도 함께 찍어주는 중식이 선생님의 친절함과 겸손함에 관객들은 존경심마저 느꼈다.
지리산 자락의 시골 마을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는 결코 작고 초라하지 않았다.
지리산을 들었다 놓을 만큼의 규모는 아니었지만, 그 공연은 격조 있고 품격 있는 멋진 무대였다.
공연의 시작과 끝에는 한국 개그계의 살아 있는 전설, 전유성 선생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고, ‘심야극장’, ‘조조극장’ 등의 아이디어를 창작해냈으며, 첩첩산중 청도를 한국 개그의 성지로 만든 개그계의 대스승 전유성 선생은 “앞으로 오페라도 올릴 것”이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문화적 인프라가 부족한 지리산 자락 인월에서 울려 퍼진 노랫소리는, 서울의 디너쇼에서 1인당 20만 원을 내야 들을 수 있는 수준의 아름다운 선율이었다.하지만 전유성 선생의 ‘빽’을 가진 지리산 주민들은 이 모든 것을 공짜로 누렸다. 공연도 보고, 선물도 받고, 싸인도 받고, 사진도 찍는 그야말로 특별한 밤이었다.
장소나 지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느냐가 그 지역의 가치를 결정짓는다. 그곳에 가면 직접 만나볼 수 있는, 보석처럼 빛나고 향기 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지역은 진정으로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곳이다.
체구는 갸냘프지만 정신세계는 지리산만큼 큰 전유성 선생이 있어, 5월 30일 지리산 자락 인월 ‘제비카페’는 하늘 위의 별빛보다 더 아름답게 빛났다.
삶이 팍팍할 때, 혹은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 싶을 때, 지리산 자락의 노란 카페 ‘제비’를 찾아가 보는 것도 인생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채워 줄 추억이 될지 모른다.
제비 카페 : 전북 남원시 인월면 인월2길 102 (인월리 38-5번지)
단국대학교 경영학 석사
필리핀국제문화대학 명예 철학박사
칼빈대학교 명예인문학박사
한국고승유묵연구소장
중광미술연구소장
용인한국근대문학관 건립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