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 암자에 용맹정진 수행하는 덕 높으신 스님이 계시다는 소문이 저잣거리에 쫙 퍼져있었다. 길 가던 수해 납자가 두 명이 소문의 진상을 시험코자 깊은 산 암자를 찾아올라 간다. 산 중턱쯤 올랐을 때 흐르는 땀을 씻기 위해 개울가에서 발을 담근다.그때 배춧잎 두 닢이 둥실둥실 떠내려온다. 두 남자는 실망의 눈으로 이마를 찡그린다. 시줏돈 무서운 줄 모르고 농부의 피땀어린 정성으로 키운 배춧잎의 중요함도 모르는 스님이 무슨 수행을 했겠는가? 그러면 그렇지 모든 것이 헛소문이었구나.그냥 내려가 세실망한 납자들은 오르던 산길을 되돌려
제자가 동산수초화상을 찾아가 묻는다. 무엇이 부처입니까?동산수초화상이 답한다.삼세근이다.그때 동산스님은 삼베를 짜 저울에 달고 있었다. 이때 삼베의 무게가 3근이었다. 동산스님은 바로 삼베 3근이 부처였던 것이다. 세근의 삼베로 승복 한 벌 해 입은 그대가 부처이거늘, 불성이 모든 만물에 존재하거늘, 어디에서 부처를 어디 가서 찾는가?제자가 찾던 부처는 위대하고 존엄하고 청정하여 고귀한 부처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삼베 3근이 부처라니?똑같은 질문을 운문선사에게 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마른 똥 막대기이니라.동산 스님은 삼이 3근이
발밑을 살펴라스승과 제자 세명이 등불에 의지해 길을 가다가 등불이 꺼졌다. 주위는 어둠이 칠흑 같아서 한 치 앞을 볼 수가 없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하면 가던 길을 갈 수 있을지, 스승은 제자들에게 묘책을 묻는다. 한 제자가 답한다. 鐵蛇橫古路쇠로 만든 뱀이 옛길을 건너갑니다. 스승은 말이 없었다. 또 다른 제자가 답한다. 彩風舞丹宵. 채색 바람에 붉게 물든 노을에 춤을 춘다.스승은 마지막 제자의 답을 기다린다. 제자는 답한다. 조고각하(照顧脚下). 각자의 다리 밑을 살피며 조심조심 가던 길을 걸어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禪
큰집에 불이 났다. 장자는 빨리 이 집을 나가야산다고 동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불이 보이지 않자 동자들은 안 나간다고 발버둥을 쳤다. 장자는 그대로 두면 동자들은 불에 변고를 당할 수 있어 당황했다. 이때 장자는 동자에게 사슴과 소와 양이 끄는 수레를 태워주겠다고 약속하고는 불난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제서야 동자들은 불난 집에서 빠져나왔다. 집 밖에서는 수행자들이 불을 끄기 위해 양동이에 물을 퍼나르며 동분서주하고, 주위 사람들은 동자들의 생사가 걱정되어 울음바다가 되어 있었다.불난 집은 바로 내 몸뚱이이다. 탐욕에 불타고
붓다께서 파브성 사두원에 오셨다. 대장장이 아들 춘다는 붓다를 직접 친견하고 법문을 들었다. 그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진리의 법문을 직접 들은 춘다는 환희심에 흥분하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붓다에게 공양을 청한다.세존이시여, 원컨대 내일은 부디 저의 집에서 공양을 받으소서. 붓다는 춘다의 진실한 마음을 보았고 흔쾌히 초대에 응했었다.춘다는 밤을 새워 공양 준비를 하였다. 붓다께 올릴 음식은 자전 나무 버섯과 꺼먹 돼지의 사태살을 별도로 준비했다.이튿날 부처 남은 홀로 독상으로 공양하시고, 일행은 별도로 여럿이 함께 공양을 했다. 부처
빛을 부드럽게 하여 속세의 티끌에 같이한다. 본인의 본색을 감춘다. 깨달음의 경지를 숨기고 중생 속에 섞여, 그들과 하나 되어 노래하고 춤추며 그들이 빛이 되게 제도한다. 모난돌이 정맞듯, 빛나면 들통이나고 적이 생긴다. 잘난척하면 그들과 하나 되지 못한다. 그래서 스스로 빛을 지우고 중생 속으로 들어간다. 知者不言言者不知 아는 자는 말이 없고, 말이 있는 자는 알지 못한다.눈, 코, 입. 귀. 피부. 정신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닫는다.그러면 빛이 흐려져 유광에서 무광으로 흐릿해진다.어리석은 중생도 이를 받아드린다.그다음 그들과 하나
초로의 노파는 귀를 쫑긋하고 선사의 법문을 듣는다. 어두운 세상에 밝은 등불 하나만 있으면천지를 다 비출 수 있다는 구절에 마음이 멈춘다.아.밝은 등불 하나가 천지가 비추거늘 내가 등불이 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럼 눈 밝은 납자를 만나 등불로 키우리라. 반드시 한 개의 등불을 만들겠다는 서원을 세운다. 눈 밝은 수행승과인연을 맺는다.수행승이 머물 초가삼간 토굴 암자를 짓곤, 20년을 뒷바라지한다. 삼시 세끼 공양은 물론 의식주 모든 것을 아낌없이 지원한다. 매일 아침 확철대오((廓撤大悟)할 스님을 위해 기도한다.세월이 흘러 어언
조주선사께서 관음원에 주석하고 계셨다. 수행승 두 명이 찾아왔다.한 수행승이 “큰스님, 불법의 큰 의미가 무엇입니까” 묻자, 전에 이곳에 온 적이 있느냐고 되묻는다.“와본 적이 없습니다”조주선사는 그럼 차나 한 잔 마시라 하신다.그러고선 함께 동행한 수행승에게 묻는다“그대는 이곳에 와본 적이 있는가”예. 예전에 와본 적이 있습니다.그럼 그대도 차나 한 잔 마셔라차 수발을 들던 행자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조주선사에게 묻는다.“큰스님. 이곳에 와본 적이 없어도 차나 한 잔 마시라하고, 와본 적이 없다고 하여도 차나 한 잔 마시라 하시니
내려놓아라. 들고 있으면 손목이 힘들고, 짊어지고 있으면 어깨가 무겁다. 번뇌와 탐욕과 망상을 가지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 번뇌, 망상, 탐욕을 진정 버릴 수 있나.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인가? 고통과 즐거움. 옳고 그름. 선과 악. 나와 너. 분별은 어디에서 오는가?조주선사는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내려놓으라 한다. (放下着)아무것도 없다고 하자 짊어지고 가라 한다. (着得去)아무것도 없는 마음마저 내려놓으라 한다.이것은 내려놓음과 지고 가는 마음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미일까? 강을 건너기 위해 뗏목이 필요했다. 강을 건
마음과 마음이 통하여,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너와 나는 하나가 된다. 붓다가 꽃을 드니 가섭이 웃는다. 교외별전이다 [敎外別傳]어떤 심오한 경전에서 찾을 수가 없다. 한수레의 책을 읽은 책벌레도 알 수가 없다.네이버 박사에도 나와있어도 알지는 못한다. 눈이 있다고 누구나 보이는 것이 아니다. 귀가 있어도 누구나 모두 들리지 않는다. 사전이나 경전밖에 있다. 불립문자이다 [不立文字]문자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금강산 안내판을 수백 번 읽는다 하여도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은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상상만 할 뿐이지, 일만 이
춘다의 공양을 받고 식중독으로 몸져누운 붓다 앞에서 붓다의 제자들은 몸이 여위고 가죽만 남은 스승을 부여잡고 슬픔과 비통함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세존이시여! 스승께서 떠나시면 우리는 누굴 믿고 의지하며 살아간단 말입니까?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하며 울부짖었다.그때 붓다가 말하기를, “슬퍼하지 마라. 태어나고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든 것은 사라진다. 그대들은 자신을 바다 한가운데 섬으로 삼고 자신에 의지하며 자신의 마음에 등불을 켜고 정진하라.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진리를 섬으로 삼고, 진리에 의지하며 다른 것에 의지하여
ㆍ 응당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ㆍ 한 곳에 머무르는 마음을 내지 말라금강경을 압축해놓은 참으로 심오한 글귀다.단 1초도 머무르지 않는 마음을 어찌 머물지 말라 하나눈은 눈꺼풀이 쉬지 않고 깜박깜박 거리는 것조차 잊은 채아름다움과 추함을 찾아다니며 머물고코는 향기와 악취를 쉬지 않고 호흡하며 머물고귀는 아름다운 선율과 소음에 머물고혀에서는 들어오는 음식 맛에 구별되어 머물고몸의 살결은 보드라움과 거친 피부 민감하고뜻은 어리석음으로 알아지는 현상에 머무는데어찌하여 머무는 그 마음을 내지 말라 하는가.그것도 반듯이, 응당히,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금강경 첫머리이다.여시아문나는 이렇게 들었다.기억 제일 수제자인 아닌 존자는 들은 그대로, 실상을 정확히 기억하여 거짓 없이 참되게들은 바를 여시여시 그대로 그대로 기록했다.들은 그대로,있는 그대로.솔개는 하늘을 볼 날고 물고는 물 위에서 뛰며 논다.코는 세로고 눈은 가로다.땅은 낮고 하늘은 높다.기둥은 세로이고 문지방은 가로이다.있는 그대로 사물을 봐야 여시다.산은 산이고 물이다.참을 보지 않고 사물을 비틀어 보면 여시가 아니다.있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거스르지 않고무심히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존재하
중국 선종의 초조이며 서천 28대 달마가 광저우에 도착하였다.그때 생불이라 자칭하던 양나라 무제가 금릉으로 달마를 초청하였다.기세등등한 천하의 양나라 무제가 달마에게 물었다."짐은 즉위한이래 많은 사찰을 짓고 불경을 편찬하고 어렵고 힘든스님들을 수없이 도와주었소 이 공덕이 얼마나되겠소"이때 달마대사가 답했다."아무 공덕이 없습니 무공덕입니다."무제는 자기가 기대했던 대답과 완전히 다른 대답을 듣고는 불쾌해하며 다시 물었다."내 이토록 불법을 위해 노력했거늘 아무 공덕이 없다니 어떤것이 공덕입니까""공덕을 자랑하거나 은혜를 베풀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