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인류의 업(業)이고, 기술은 국가의 업이다. 과학은 국경이 없지만, 기술은 국경이 있다. 기술 패권 경쟁은 국가 간 경쟁이다. 기술패권경쟁의 승자는 전 세계의 산업 생태계와 경제 질서를 결정하고, 패자는 승자의 기술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기술력이 안보이자 외교이자 민생인 시대. 지정학(地政學)을 넘어 기정학(技政學)의 시대다.오늘날 국가 기술력의 파라미터는 반도체다. 자동차, 컴퓨터, 핸드폰, 이어폰 등 이제 우리 생활의 모든 영역에 반도체가 쓰인다. AI, 가상현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의 원천도 반도체의 나노
평소 운동하기 싫어하는 습관을 지닌 필자는 하루 6천보 이상을 걸어야 한다는 마누라의 잔소리에 억지로라도 걷기 위해 동백호수공원을 몇바퀴 돌면 지루하다. 이럴때 가끔 이마트 뒷편의 구름다리를 건너 이택단지로 향한다. 걷다보면 커피, 디저트 매장 등 저마다 개성넘치는 가게들이 일렬로 줄지어 있고 무얼하는 집인지 모르는 전면이 노란 "아토"라는 상호를 가진 가게가 있다."atto" 당연히 카페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쳐 다니다가 1년이 지난 후에야 토요일 발행되는 중앙선데이 신문에 노란간판의 "아토"가 막걸리공장이라는 전면기사가 나를 놀
용인특례시 기흥구 동백에 살지 않는 초보자에게 리디자인호텔은 하나의 이정표이다.이곳을 중심으로 동백의 맛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횡성 한우 전문점도 리디자인호텔 정문 앞에 있다. 강원도 여행차 지나며 횡성한우를 먹지 못하고 지나쳐 아쉬움이 남아 있던분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매일 운동 삼아 걷는 길목에 어설픈 횡성한우 간판이 생겼다. 허술한 간판을 보고는 미국산이나 호주산 수입고를 파는 집이라고 치부했었다.그러던 어느 날 매일 스치며 지나는 길에 새로 오픈한 가게 한번쯤은 들러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겼다.왜냐하면 가게간판이 자주
중광(1934~2002)과 허무의 시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공초 오상순(吳相淳, 1894~1963) 과는 생전에 만난 일이 없다. 둘을 세상밖에서 만나게 해 준 이는 구상 시인(1919~2004)이다. 구상은 공초와 25년의 나이를 뛰어넘어 많은 교류를 하였다.1978년 어느 출판기념회에서 처음 만난 뒤 교분을 나누던 중광이 1980.4.2일 구상 시인 집을 방문하였다. 그날 식사도 같이했는데 서재에 꽂힌 공초 시집을 발견하고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면 아마 그 자리가 가장 적당했을 것이다. 구상은 오히려 자신보다 더 깊이 공초의
국공포영화의 지평을 새롭게 구축한 장재현 감독의 는 오컬트 스타일의 귀신 이야기이다. 그는 각종 단편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후, (2011), (2012) 그리고 첫 공포 단편영화, (2014)로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분에서 감독상을 수상한다. 첫 장편 공포영화, (2015)은 를 발전시킨 이야기이다. 이 영화로 흥행과 호평을 함께 한 장 감독은 (2019> 를 연출한 후 4년 만에 를 발표한다.
거짓 선동이 국내 정세를 좌우하는 어리석음의 극치 정치 초자 대통령을 만들어 놓고, 거대 야당의 횡포에 국정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방관한 유권자들이 이젠 정치 초자 대통령을 심판하자는 야당의 선동에 넘어가 정치 초자 대통령을 제대로 심판하고 말았다.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스스로 우롱한 유권자들은 이 나라가 민주당의 나라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보다 민주당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물가가 비싸서 민생이 어렵다고(세계 경제가 모두 어렵다) 생각하는 국민이 무능한 대통령을 도와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여 나라 살림을 잘 꾸리도록 도와야 정
화가 김명식은 예술가로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 뭔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것만 같이 목마름이 심각할 때 맨하탄 동쪽 슬럼가로 훌쩍 떠났다.교수로 만족하며 살 것이냐, 잘팔리는 그림을 팔아 먹고 사는 화가로 남을 것인가, 진정한 예술혼을 불태우며 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영원한 예술가로 남을 것인가 하는 번민과 고뇌 속에서 맨하탄 이스트 하우스는 화가 김명식에게 세상의 평화와 공존이라는 화두를 던졌다.타고난 피부색으로 흑인 황색인 백인으로 차별되는 불공평한 세상에 모두가 하나되는 세계일화(世界一花 )를 꿈꾸며 '우주는 한송이 꽃이다'라고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 플라톤은 당시 이상적인 통치 체제로 민주주의가 아닌 완벽한 엘리트가 정치하는 ‘철인통치’를 주장한 이상주의자였다. 그는 자기의 스승 소크라테스와 함께 소피스트들의 현란한 수사에 현혹당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정치체제를 지키고자 이렇게 주장했다.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라고 하였다.이 말은 2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정치를 혐오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민주 시민의 정치의식을 환기하게 시키는 명문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말은 현재도 ‘저질스러운’
용인특례시 중점지역은 약79%의 면적을 장악하고 있는 처인구 용인 갑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야간 최고의 자존심이 격돌되는 작전험지의 하나이다. 대동여지도에서 경기 중남부를 호령하는 부아산(용인대 뒷산) 정맥도 있다. 이런 역사철학적 혼백들 때문일까, 이미 이곳에 10여개 대학이 웅거해 있고, 실리콘벨리가 조성되어 꿈의 센프란시코가 되어가고 있다.삼성에서는 약200조원을 투자할 것이며 SK하이닉스에서는 120조원을 공표했다. 지구상 최대 반도체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청년들의 낙원이 될 것이다.그러나 현
현대미술의 거장인 피카소(Pablo Ruiz Picasso, 1881~1973)의 그림을 처음 보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애걔 이런 그림은 나도 그리겠다.”고 한단다. 의외로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같이 보인다는 의미이다.그가 90여 년간 세상에 남긴 작품은 도자기나 데생, 판화를 합쳐 5만여 점에 달한다. 그 작품들은 프랑스, 스페인 등 10개소의 피카소 박물관에 소장 전시되어 있으며 가끔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한다.그는 소묘를 가르치는 미술교사 아버지에게 채 말을 배우기 전부터 미술교육을 받았다. 10세 때 이미 아버지가 모델을 구
, 1892~1973)의 (1931)는 왕룽이라는 농부를 주인공으로 청나라 말기에서 중화민국 초기까지의 중국 사회 격변기를 구체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퓰리처상(1932)과 노벨문학상(1938)을 수상한 작품일 뿐 아니라, 시드니 플랭클린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1937)로도 만들어져 널리 알려졌다. 특히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메뚜기 떼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자주 회자되곤 하는 장면이다. 가난한 농부 왕룽이 오란을 아내로 맞이한 이후 대지주가 되기까지 그가 겪었던 삶의 역정을 그려낸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작품
용인 운학동 내어둔에 대덕사라는 작은 토굴에는 일하스님이 계신다.말이 사찰이지 신도도 별로없는 이름 없는 산기슭의 암자다. 그러나 이곳에는 올곳고 어느 대찰의 선승 못지 않은 눈 밝은 일하스님이 계신다.출가한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파릇파릇한 선기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해맑은 미소를 간직한 채 수행중이시다.■ 필자와 동갑내기 일하스님화초를 좋아하시여 거실에 난향이 가득한 암자는 반짝반짝 윤이나는 옛가구가 놓여 있고 벽면에는 설정스님이 일하스님의 선방수행을 격려하는 편지가 편액되어 걸려 있어 더욱더 산사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나도 사
최성혜의 하프타임, 책이 내게로 왔다 【47】권여선의 단편집 『안녕 주정뱅이』 중 ‘이모’는 췌장암으로 살날이 몇 달 남지 않은 여인이 한을 풀어놓는 이야기다. 이모는 온 세상에 대한 증오로 분노를 품고 산다. 아들만 떠받든 어머니로부터 그의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 무능한 술꾼이었던 아버지가 죽자 맏딸인 이모가 생계를 떠맡았다. 대기업에 다니며 두 동생들을 대학공부시켜 독립시킨 후에도 여러 번 어머니의 읍소로 남동생의 도박 빚을 갚아주느라 퇴직금도 날리고 신용불량자까지 되었다. 비정규직으로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있을 때, 남동생이
칠장사(七長寺)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764에 있는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의 말사이다. 혜소국사가 7명의 도적을 제도시켰다는 전설이 있는 칠현산에 위치해 있다. 칠장사는 임꺽정의 전설과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지만, 지금은 어사 박문수의 기도처로 더 알려져 입시철이 되면 많은 신도들과 불자들이 찾는 전통사찰이다.칠장사 입구에는 조선시대부터 이 도량을 가꾸며 수행하던 옛스님들의 무덤격인 장엄한 부도탑이 일렬로 서서 수 백년째 오고가는 신도들에게 합장을 받고 있다.부도탑을 지나면 좌측으로 당간지주가 수
모든 질병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신진대사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면역력을 키우는 근본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도록 신체관리에 신경쓰는 것인데 쉬운 일은 아니다.암 역시 질병에 불과하나 신진대사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가 다른 질병보다 어렵다는 인식이 암을 무섭게 받아들인다. 보편적인 암치료의 문제는 암세포를 죽이는 것에 매진하고 신진대사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은 개인의 능력에 맡긴다는 것이다. 암치료 환자는 식사하기가 힘들고 잠도 못자고 변비가 생겨 괴로운데다가 중환자는 통증이 심하여 진통제를 복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
‘인생 100세’의 시대가 도래했다. 요즘은 보통 40대, 50대에 퇴임하니 현역 시기보다 은퇴 시기가 더 긴 세상이 되었다. 이 길고 긴 세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노쇠는 생명을 가진 존재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같은 과정을 겪는 것은 아니다. 젊어서부터 어떻게 자신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유한한 인생에서 무병장수는 사람들의 가장 큰 희망 가운데 하나이다. ≪장자(莊子)≫에서 사람의 수명을 상수는 100세, 중수는 80세, 하수는 60세라고 했는데, 지금 세상에서는 하수의 60세는 말할
김기림(金起林)은 1908년 함북 성진에서 태어나 1930년 니혼대학 문학예술과를 졸업했다. 귀국 후 조선일보사 학예부 기자를 지내다가 1931년 낙향하여 ‘무곡원(武谷園)’이라는 과수원을 경영하며 창작에 전념했다. 1933년 이종명(李鍾鳴)·김유영(金幽影)의 발기로 이효석(李孝石)·이무영(李無影)·유치진(柳致眞)·이태준(李泰俊)·조용만(趙容萬)·정지용(鄭芝溶) 등과 함께 구인회(九人會)를 결성했다. 당시 역량있고 주목받는 신인 및 중견작가들로서 이들은 ‘순수예술옹호’라는 문단의 분위기를 형성했으며, 이상(李箱)과 함께 당시 모더니
중광의 예술세계는 철저히 공(空)에서 출발한다. 그 공은 무소유와 무애행(無碍行)의 불법을 깨우친 선승의 세계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구상시인은 생전에 중광과 절친하였다. 존경받는 대 시인이 집도 절도 없는 거지 미친(?) 중을 감싸는 통에 비난도 많이 받았고 “카톨릭이 아니다.”라는 극단의 평가도 받았다. 구상시인은 중광과 사뭇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의 인생 역정 또한 중광과 다르다. 중광은 말 그대로 알몸이었으나 구상은 부인도, 자식도 재산도 있었다.아무리 기인(奇人)을 좋아하여 만남에 차별을 두지 않았던 구상이라 해
유무상통 (有無相通)있는것과 없는 것은 서로 통한다.세상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둘이 아니다.없는 것은 새로운 것을 있게 하고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사라진다.구름이 생겨나면 있는 것이고 구름이 사라지면 없는 것이다.삶 또한 마찬가지다.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생은 한 조각구름이 모여 있는 것과 같고, 죽음은 그 보여지는 구름이 다시 흩어지는 것 같다.사람의 육신이나 일체 만물을 구성하는 네 가지 기본 요소로서, 사대(四大)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우주 만물은 지ㆍ수ㆍ화ㆍ풍의 이합집산으로 생겨나기
최성혜의 하프타임, 책이 내게로 왔다 【46】발자크가 살았던 19세기 전반의 프랑스는 프랑스대혁명, 나폴레옹 황제, 7월혁명, 입헌군주제 등을 거친 격동과 혼란의 대변혁기였다. 당시 귀족사회는 남자가 어느 정도 재산이 있어야 결혼할 수 있는 분위기라 20~30년 나이차이가 나는 부부가 대부분이었다. 나이든 남자의 사회적 지위와 돈을 보고 결혼한 젊은 여자들이 행복할 리가 없다. 젊고 잘 생긴 미혼 남자를 애인으로 두는 문화였으며 애인이 없는 여자를 불쌍하게 여길 정도였다. 귀부인들은 애인에게 돈을 아낌없이 퍼부어 치장시키고 오페라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