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느끼는 맛은 외부적 환경과 이를 받아들이는 인체의 감각 기능에 의해 인지된다. 커피를 수입하기 위해 커피 산지에서 커핑(cupping:커피의 향과 맛을 평가)을 할 때 가장 염두해 두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커피 수입에 앞서 커핑을 하고 있는 모습 ⓒ안광중
커피 수입에 앞서 커핑을 하고 있는 모습 ⓒ안광중

우리가 어떤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에는 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심리 상태이다. 일상의 예로 집에서 별 맛이 없던 김치와 밥도 소풍을 나가서 먹으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이것처럼 우리는 늘 상황에 따른 심리 변화로 평가의 오류를 범하며 살아간다. 예를 들면 산지에서 갓 수확한 커피라서 신선하고 좋을 것이라는 ‘기대오류’나 커피 산지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커핑하는 상황이라는 자극에서 오는 ‘자극오류’ 등이 있다. 사실 전문가들조차 극복하기 어려운 오류들이다.

커피 산지는 해발 600m~2,100m에 위치한 고산 지대로 이곳에서의 커피 로스팅과 커핑은 앞서 언급한 심리적 상태 변화와 함께 낮아지는 기압에 따른 인체 감각 기관의 변화인데, 특히 기압이 낮아지면 우리 인체의 내부는 팽창하며 감각세포가 있는 ‘미뢰’가 둔해져 맛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아래 표 참조). 그리고 커피 자체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커피 산지에서는 전혀 다른 커피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수입된 커피를 평가하고 구매하기 위한 비즈니스 커핑에서도 심리적 요인에 따라 ‘후광효과’나 ‘순서오류’, ‘위치오류’, ‘대조오류’, ‘중앙경향오류’ 등도 일어난다.

 

산지와 소비자 평가는 분리해서 판단

이러한 평가의 오류는 설령 커피 산지에서 아무리 다수의 객관적 평가를 통해 커핑 점수와 컵 노트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각자 본국으로 귀국 후 수입된 커피를 평가할 경우 다른 평가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커피 산지에서의 평가와 수입된 후 소비지에서의 커피 평가는 분리하여 보는 것이 좋으며, 수입 전 산지에서의 평가는 단지 참고자료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예로 갓 수확된 시기에 좋았던 커피가 수입되어 저장 보관상의 문제가 없었음에도 수개월이 지난 후에 급격히 맛이 변하는 경우들이 있다. 

변화요인을 찾아내 통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지만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도 자연의 생물이며, 커피 역시 생물로 시간과 환경에 따라 변해간다는 것을 이해하고 늘 현재에서 최선을 찾고 만족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Coffee Casting Director 안광중.​​​​​​​
Coffee Casting Director 안광중.

㈜샤인위드컴페니언 이사 (공정무역커피)
작은농부커피 카페 운영 (용인 신봉동 소재) 

2010 성균관대학원 석사 (EMBA) 
경기도/용인시 공정무역위원회 위원
커피비평가협회 이사
아시아스페셜티커피감정사 인스트럭터
국제바리스타자격과정 인스트럭터
마스터오브카페 대회 심사위원
IWCA 회원, KFTO 회원, WYBC, 후원이사 등
저서-커피캐스팅(2022),월간 커피,월간 커피앤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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